블라인드 채용제도가 2017년 7월에 도입됨에 따라 직무와 관계없는 응시자의 개별 특성으로 인한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차별 요소들을 금지하게 되었고, 이는 구직자의 직무역량을 중심으로 평가하자는 블라인드 채용제도의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블라인드 채용제도가 어떤 효과가 있었고, 발생된 효과가 정책 목표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가에 대해서 살펴보기보다는 블라인드 제도 도입으로 인해 어떠한 변화가 나타났는가에 주목하였다. 구체적으로 공정성과 다양성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공공기관에서 발생한 변화를 살펴보았다. 먼저, 공정성을 살펴보기 위해 구직자와 공공기관 근무자를 대상으로 블라인드 도입 이전과 이후에 공공기관 채용의 공정성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설문조사를 통해 살펴보았다.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공공기관에 입사자들의 개인 특성(성별, 연령, 출신지역, 출신학교 등)에 변화가 있었는지를 이중차분 분석기법을 활용하여 점검해보았다. 마지막으로는 설문조사와 통계분석에서 살펴볼 수 없는 사안들을 고려하기 위해 공공기관 채용 담당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분석 결과를 요약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공공기관의 채용 공정성 수준은 과거에 비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블라인드 채용제도가 도입되기 바로 전인 과거 3년 전과 현재 시점, 향후 3년 후에 대해서 구직자와 공공기관 근로자 모두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보다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공기관 채용 담당자와의 인터뷰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블라인드 채용 도입으로 공정성이 많이 향상되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언급하였다. 다만, 블라인드 채용을 실무에 적용함에 따른 과중한 업무 부담과 비용 상승 등에 대한 부정적 측면도 함께 제시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점들은 점차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신규 입사자의 개인 특성 변화를 살펴본 결과, 유의미한 변화는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신규 입사자의 성별, 연령, 최종학교, 병역 여부, 1년 내 퇴사율에 대해서 살펴본 결과, 신규 입사자의 1년 이내 퇴사율만이 블라인드 채용제도 이후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 1년 이내 퇴사율이 높아진 것은 다양한 요인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볼 수 있다. 필기 전형과 면접 전형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입사자의 학력도 높아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단순 반복적인 업무에까지도 고학력자들이 배치됨에 따라 업무에 적응하지 못하고 퇴사하게 되는데, 일부 기관에서는 신입사원 이직률이 26%까지 높아지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공공기관 채용 절차가 표준화됨에 따라 공공기관 채용 절차가 유사한 기관 중 좀 더 좋은 대우와 높은 급여를 주는 공공기관으로 철새처럼 이직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공공기관에서 채용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담당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문제점들을 살펴보았다. 블라인드 채용제도 도입 이후에, 실제 업무량이 많아지고 심리적 부담감이 상승한 것이 사실이지만, 블라인드 채용제도 취지와 추진 방향에 대해서는 담당자 모두 공감하고 있었다. 다만, 블라인드 채용제도를 실무에서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절차상 문제점과 채용비리와 관련된 감사 강화의 부작용이라고 볼 수 있다. 먼저, 필기시험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필기시험에서 고득점을 받은 지원자의 입사율이 높아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고시나 자격증 취득시험 등을 준비했던 응시자가 필기시험에서 고득점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입사하는 경우 업무에 임하는 데 있어 상대적으로 적극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많이 제시해주었다. 또는 업무보다는 준비하던 시험이나 자격증을 준비하는 등의 개인적인 업무에 더 집중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입사자는 퇴직하는 경우가 많아 공석을 채우기 위한 채용 관련